중기중앙회, "제도 추진 '흔들기'하지 말고 실효성 확보 방안 고민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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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KDI가 납품단가연동제 추진에 대해 효율성 저해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해 중소기업계가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8월11일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부터 ‘납품단가 연동제’를 6개월간 시범 운영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12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하도급 및 수ㆍ위탁 거래 각각의 연동계약서를 마련해 공개한 바 있다.

연동계약서에는 원자재 가격 기준지표, 조정 요건 및 주기, 반영 비율 등 기본 항목을 담았는데, 계약의 구체적 내용은 계약당사자의 협의에 맡기되 사전에 합의한 연동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산식에 따라 자동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게 했다.

KDI, "대기업 직접생산...일감 감소 우려" 등 제기 

KDI는 지난 27일 발표한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한 경제학적 논의’에서 현재 “공공조달에서 단가연동조항을 포함하는 사례가 흔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공조달은 정부가 거래당사자라는 점에서 민간기업 간 거래에 납품단가연동제를 의무화하는 것과는 중요한 경제적 차이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DI는 “공공조달의 장기계약에서 단가연동조항은 불확실성을 덜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부터 계약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에 납품단가를 원자재 가격에 연동하여 위험을 분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거래상대방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를 민간 거래에 의무화한다면 시장참여자들의 선택이 왜곡돼 효율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사업자가 이를 회피하는 전략을 쓴다면 정책의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고 오히려 수급사업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시 대기업이 이를 빌미로 계약금액을 낮추려고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위탁을 주던 물품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일감이 감소할 위험이 있으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감소도 우려되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납품단가연동조항을 의무화하는 것은 가격이 책정되는 방식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가격에 대한 규제는 시장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가연동조항을 의무화할 경우 경제적 효율성, 정책의 실효성, 부작용 등의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한 사례 및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지를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시범운영 이후 그 결과를 분석하겠지만 참가하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 도입되었을 때의 효과를 예측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단가연동조항이 도입되어 있는 공공조달에서의 현황 및 효과 분석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기중앙회,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생산비용 절감" 지적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월20일 '조성욱공정거래위원장초청중소기업인간담회'를 열고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월20일 '조성욱공정거래위원장초청중소기업인간담회'를 열고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납품단가 연동제 흔들기”라며 유감을 표했다.

중기중앙회는 “혁신과 경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나, 현재 중소기업 간 경쟁은 소위 덤핑경쟁”이라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멈출 수 없어 저가라도 수주를 받기 위해 제살깎아먹기식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시 대기업이 직접 생산해 일감이 감소될 수 있다는 지적은 대기업이 직접 생산하면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이러한 주장은 일감을 볼모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고스란히 중소기업 홀로 감당하게 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이익이 났을 때 공유하고 부담은 나눠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래야 중소기업이 기술개발도 할 수 있고 혁신도 촉진되어 제품의 질이 높아지는 등 소비자 후생이 증가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는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4년간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운영을 통해 대기업의 자율과 선의에만 기대는 것은 그 한계가 분명함이 이미 증명됐다”며 “확인되지 않은 제도의 부정적 효과와 논리적 비약만을 내놓을 게 아니라 연동제의 취지에 맞게 제도의 법제화와 실효성 확보 방향 제시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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