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사건, 불구속 상태서 범죄 저질러...법원의 구속영장 제도도 개선 '시급'

신당역 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 사진=연합뉴스
신당역 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 사진=연합뉴스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 관련, 여야와 검경 등이 재발을 막겠다며 법 개정 등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스토킹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스토킹 범죄 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사법경찰관의 긴급 응급조치와 법원의 잠정조치 중 스토킹 행위자의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스토킹범죄 처벌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스토킹 가해자에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초기에 수사기관이 사건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가해자가 합의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2차 스토킹 범죄나 보복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개정안은 스토킹 범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있을 우려가 있고 스토킹 범죄 예방을 위해 긴급한 상황일 경우, 경찰관의 긴급응급조치와 법원의 잠정조치 중에 스토킹 범죄 행위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스토킹 범죄의 반복성·지속성·긴급성이 사라진 경우 법원의 결정으로 위치 추적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민주당은 야권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안(미성년자를 상대로 하거나 흉기 등을 이용한 스토킹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법·제도 보완을 준비 중이다.

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흉기 등을 휴대·이용하거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스토킹 범죄자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했다.

현행 스토킹 범죄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흉기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스토킹을 하게 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기본 형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한병도 의원안(사법경찰관의 긴급 응급조치 및 잠정조치 청구 시 검사 경유 절차 삭제 등), 남인순 의원안(피해자 청구에 따른 법원의 보호명령 결정 및 신변 안전조치 요청 등) 등 계류된 법안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국 60개청 스토킹전담검사 89명이 참여한 긴급 화상회의에서 ‘취임 1호 지시’로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 안전을 가장 중심에 놓고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구속영장 청구 및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치 등을 모두 동원하라는 취지다.

경찰청은 긴급응급조치 판단조사표 최종 개선안을 조만간 마련해 다음 달부터 전국 일선 경찰서에 배포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스토킹 행위 유형의 구체적 예시와 스토킹 피해 시점, 기간이 추가됐다.

가해자 자극 외부 요인과 술·약물 문제, 정신병력, 극단적 선택 언급 등 범죄를 예측·검증할 수 있는 항목도 추가했다. 아울러 '위험성 점수제'를 도입해 현장 경찰관이 더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긴급응급조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가 긴급응급조치를 요청하지 않을 경우 사유도 기록하도록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9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9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반의사불벌죄 폐지’, ‘가해자 위치추적장치 부착’ 등이 추진되면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대한 미비점이 해소될 것으로 평가했다.

반의사불벌죄에 따라 피해자와 합의를 보겠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접촉을 시도하게 되고 피해자를 살해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위치 추적을 통한 가해자에 대한 관리도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경찰이 이번 사건 가해자의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법원이 ‘가해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으며 피해자의 추가 고소에도 경찰이 구속영장 재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가해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 범행을 저지른 만큼, 법원의 구속영장 발급에 대한 개선 또한 이루어져야 이번과 같은 스토킹 살해사건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스토킹 피해자가 스마트워치, 112신고, 고소 등을 통해 재신고한 건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총 7772건이다.

이중 경찰이 가해자를 입건한 건수는 1558건이었고 구속수사를 한 건수는 211건이었다. 구속수사는 전체의 2.7% 수준에 그친 것이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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