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피해 감수해야 되나" VS "학교는 공생 공간...소송 제기는 과해"
"학생 VS 노동자 문제 아냐...학교·노조 합의 시급"

연세대학교 사진=연합뉴스

연세대 학생들의 청소노동자 집회에 대한 소송 제기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는 지난 3월28일부터 현재까지 하루 1~2시간씩 연세대 서울캠퍼스 내 학생회관과 백양관 앞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분만큼 시급 인상 ▲인력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해 왔다.

이에 이모 씨 등 연세대생 3명이 지난 5~6월 형사 고발과 민사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마포경찰서에 청소노동자들을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지난달에는 서울서부지법에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등을 명목으로 638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연세대 신촌캠퍼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 올린 "불법 시위 고소 당사자입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노동자들이 하는 시위 자체가 싫은 게 아니다. 확성기를 사용하여 학생들에게 소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고소할 일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 학생은 "정중하게 여러 차례 확성기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이야기했는데도 변화가 없어 고소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분회 측은 “집회 내내 학교 내 집회 소음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학생들이 확성기 사용을 금지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확성기 사용을 중단하면 집회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며 “대신 볼륨을 줄이고 수업이 적은 학생회관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학생 vs 노동자 문제 아닌 학교 나서야 

연세대 학생회관 사진=Doopedia
연세대 학생회관 사진=Doopedia

이러한 학생들의 민·형사 고소·고발에 학습권이냐 노동권이냐를 놓고 학교 안팎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학생은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문제가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학생들이 소음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며 “3개월 동안 소음 피해를 겪는데 학생들 모두가 노동자들의 노동권 문제에 무조건 공감과 지지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의 한 교직원은 “집회는 제작년·작년에도 계속 있었지만 코로나19 시기에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아서 큰 문제가 없었다면 올해는 학생들이 등교를 하다 보니 소음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음 피해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많은 민원 제기가 있었다”면서 “그중 학생 3명이 결단을 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연세대 졸업생은 “학교는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닌 교직원과 다양한 노동자들이 공생하는 공생의 공간”이라며 “학습권도 중요하지만 노동자의 삶의 질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연대생은 “아무리 소음 때문에 피해를 봤더라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위한 집회 때문이라면 조금은 피해를 감수해야 하지 않나”며 “민형사상 고소·고발은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번 사건이 학생과 노동자가 싸워야 되는 문제인 것처럼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면서 노동자를 투쟁하게 만드는 학교”라고 지적했다. 

이에 ‘연세대 비정규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위’는 학교 측에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노조 400원·학교 200원 인상안 제시...원만한 합의 '시급'

한편 연세대분회는 연세대 청소노동자의 시급을 지난해 최저임금보다 670원 높은 9390원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에 맞춰 시급 400원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비노동자들의 경우는 작년 최저임금보다 30원 높은 8750원인 시급을 올해에는 440원을 인상해 올해 최저임금(9160원)에서 30원 높은 금액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연세대 관계자는 “경비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미달되지 않도록 410원 이상을 인상할 계획이지만 청소노동자의 경우, 최저임금 이상의 처우인데 경비노동자들과 똑같이 400원대를 인상하기는 어려워 200원의 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학교와 연세대분회가 합의를 보지 못해 학생들이 소음피해를 입게 된 것으로 학교와 노조가 합의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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