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처, 공적 비축·수입국 다양화 등 제안...정부, "연내 중장기대책 마련할 것"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자료사진

인도가 지난달 밀 수출을 금지한데 이어 설탕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고 헝가리가 모든 곡물의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가 강화되면서 식량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일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5월24일 6년 만에 처음으로 감미료 수출을 1000만톤으로 제한했다. 또 인도 정부는 설탕 수출업자에게 6월1일부터 10월31일 사이의 해외 선적에 대해 수출 허가 또는 승인을 요청하라고 요구했다. 수출 시 허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처럼 곡물 등의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인도를 비롯해 전세계 주요 29개에 달한다. 일부 농산물 품목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거나 수출시 허가제를 도입, 또는 세금을 인상하는 식이다.

헝가리는 모든 곡물의 수출을 금지했고 이집트는 3개월간 밀, 콩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아르헨티나는 대두유와 콩가루에 붙는 수출세를 연말까지 인상하기로 했으며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세 등의 상한선을 높혔다.

김성용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가뭄 등 기후 악재로 인해 밀과 옥수수 등 곡물 수급 불안은 지속될 가능성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 조치가 식량 가격을 재차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 로고
국회예산정책처 로고

국회예산정책처의 '곡물 수급 안정 사업·정책 분석(2021년 10월)'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중국 일본 멕시코 이집트 스페인 네덜란드에 이어 7번째로 곡물 수입이 많은 국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쌀의 자급률은 높지만, 수요가 많은 밀·콩·옥수수의 자급률이 낮다. 2020년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품목별로 쌀은 92.1%에 달했지만 밀·콩·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0.5%, 6.6%, 0.7%에 그쳤다.

이에 곡물 수입 중 밀·· 옥수수 등 3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이른다.

곡물 수입에 있어서 미국, 브라질, 호주 등 소수 곡물 수출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예산정책처는 “과거 2000년대 곡물가격 급변동 원인 중 하나는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수출제한조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입의존도가 높은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수의 수입국들과의 농업· 무역에서 국제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수입국 다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자급률이 저조한 밀·콩 등 밭식량작물의 국내 생산은 국내외 가격차와 낮은 선호도․수익성, 미흡한 생산·유통기반 정비 등으로 인해 크게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산 밀 등의 품질 수준, 소비 확대 및 수입곡물 대체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주력 소비품목을 명확히 하고 생산 확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아울러 "밀·콩 등의 재고율이 FAO 권장 재고율(17~18%)보다 낮고 대부분 민간에서 보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공공 부문 주도로 민간 부문과 협력하여 체계적으로 비축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식량이나 곡물을 100% 자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로 민간이 확보하고 있는 해외 곡물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런 방안을 포함한 식량 수급 중장기대책을 연내 마련,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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