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백화점서 이용하고, 구매는 온라인서
성과급 받는 구조...온라인 기여도 인정 못 받아

양천구 목동 현대백화점 샤넬 매장 모습. 사진=김혜빈 기자
양천구 목동 현대백화점 샤넬 매장 모습. 사진=김혜빈 기자

 

오프라인 매장을 마치 온라인 점포의 쇼룸처럼 활용하는 '쇼루밍족'이 늘어난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에서 얼마나 팔았는지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오프라인 직원들이 온라인 매출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해 임금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격 비교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옷도 입어보고 신발도 신어보고 테스트만 하는 식으로만 이용하고, 주문은 할인과 포인트 등 혜택이 더 많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특히 패션의류의 경우 혜택이 큰 것은 재고성 이월상품이 다수인 데 비해 화장품의 경우 온라인 제품과 오프라인 제품에 대한 차별성이 없다.

최근 뷰티 업계는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화장품 본사 입장에선 백화점 입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중간 유통비를 대폭 줄일 수 있어서 온라인에 프로모션을 많이 해도 마진이 많이 남는 까닭이다.

 

현대백화점 ‘온라인 몰 전용 샤넬 고객’을 위한 행사안내문. 사진=더현대닷컴 캡쳐
현대백화점 ‘온라인 몰 전용 샤넬 고객’을 위한 행사안내문. 사진=더현대닷컴 캡쳐

 

◇온라인 매출 위한 꽁짜노동에 '한숨'

온라인 매출은 늘고 오프라인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이 가속화되면서 매장 직원들은 회사가 매장을 중요치 않게 여겨 가뜩이나 온라인 구매 증가로 오프라인 임금은 줄어든 상황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오프라인 직원의 임금 구성은 낮은 기본급에 판매 수당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온라인 매출이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화장품 관련 상담과 메이크업 요청 등 보상 없는 노동강도는 훨씬 늘어났다며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이 화장품 홍보와 온라인 업무 대행까지 해주고 있다. 오프라인 없이 온라인으로만 성공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화점면세점노조는 온라인 매출을 위한 전시와 홍보, 상담, 샘플 시연, AS, 포장 오프라인 직원들의 노동이 임금에 반영돼야 한다며 이를 올해 공동 요구안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난 9월 16일 김소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 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지부 지부장은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울 때라 직원들도 이해하고 감내하는 것이 많았다. 매출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인원이 줄고 노동자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매출 목표와 노동강도는 늘어났다"며 "감염병 안전 대책도 미흡해 위험한 조건에서 더 일하면서도 오히려 임금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예고 없는 연장영업 개인 생활 사라져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의 일방적인 연장영업 결정에 매장 직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세상은 주5일제로 돌아가는데 백화점, 면세점, 쇼핑몰은 그렇지 않다. 입점 브랜드 직원들은 주5일 쉬는 것이 매우 어렵고 백화점의 불시 연장영업 등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은 백화점 협의 없이 연장 영업을 결정하는 것과 온라인 판매 촉진에서 조합원들이 업무에 기여한 부분을 임금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면서 투쟁을 진행 중이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샤넬코리아·로레알코리아 화장품 판매 직원들이 유니폼 대신 투쟁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복장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샤넬코리아·로레알코리아 화장품 판매 직원들이 유니폼 대신 투쟁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복장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는 ‘기여 수당’ 합의할까

백화점면세점판매 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와 로레알코리아는 노사가 계속 협의 중이다.

온라인 기여노동을 처음으로 인정한 곳은 시세이도코리아다. 노사는 오프라인 판매 직원의 온라인 기여노동을 매달 5000원씩 고정수당으로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인주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오프라인 서비스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이후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온라인 기여노동이 사회적으로 의제화됐다"며 "사측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려고 하고 있다. 금액은 미미하지만, 이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샤넬코리아는 지난 11개월간, 직원에 대한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보상을 유지 및 강화하고자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합과의 견해차로 인해 합의안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표했다.

이어 "뷰티 업계의 환경 변화와 관련해 샤넬코리아는 향수와 뷰티 부문의 오프라인 사업을 둘러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매장 직원의 업무 역할 변화와 영업, 고객 서비스 등의 측면을 고려하여 직원과 열린 마음으로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매출 상승으로 오프라인 매장 직원 구조조정을 진행한 사례가 샤넬 내에서 있었는가에 대해선 "없다"고 답했다.

사넬코리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면세 사업부 매출이 전년 대비 81% 급감하고, 특히 향수와 뷰티 부서의 면세 매출은 85% 하락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비자발적인 퇴사 없이, 직원 고용안정을 위해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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